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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종교인문학 소개

월간 종교인문학의 2017년 주제, 생로병사(生老病死)




2017년 주제는 생로병사(生老病死)로 정해졌습니다. 월간 종교인문학의 첫 주제이니만큼 글감을 광범위하게 열어놓고 필자들의 차별적인 관점이 반영된 글을 모으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된 기획입니다. 


생로병사는 ‘일생(一生)의 다른 표현입니다. 불교와 같은 종교에서는 이를 세상에 태어난 자에게 불가피하게 닥쳐오는 고통으로 묘사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를 그저 회피하고 싶은 부정적인 계기로만 여기지 않습니다. 아기를 낳은 부부에게 축하를 하고 태어난 날을 기념하며, 나이가 들면서 어른의 의무와 권리를 갖게 되고, 61세, 70세, 80세가 된 노인을 위해 잔치를 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나와 가족에게 닥쳐올 죽음에 대해 준비를 하고, 심지어 준비 없이 엄습한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 애를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생로병사에 대해 투명하게 예측하면서 담담히 대응할 수 없습니다. 사실 생로병사는 정해진 순서대로 겪게 되는 일생의 정연한 단계가 아닌 것 같습니다. 수많은 병과 죽음은 생각하지도 못한 때에 닥쳐옵니다. 태어나기도 전에 병들거나 죽기도 하고, 병을 갖고 태어나기도 하고, 태어나자마자 세상과 이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고 늙어가는 일은 자연스럽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것 자체가 세상사에 노련(老鍊)한 어른이 되는 것과 동일시될 수는 없습니다. 나이와 출산과 장애와 질병을 이유로 한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정체성이 위태롭게 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생로병사는 경제적인 여유를 가진 자와 못가진 자에게서 똑같이 경험되는 일련의 객관적 과정이 아닙니다. 인간의 종교문화는 이러한 생로병사의 일상을 가로지르며 꿈틀대고 있습니다.


생로병사는 무엇보다 몸을 지닌 인간이 일생을 통해 경험하는 삶의 계기들이며, 고금의 종교문화가 간과할 수 없었던 인간 실존의 핵심적인 토대라고 생각됩니다.


우리의 일생을 통해서 목격하고 느끼게 되는 신화, 의례, 상징, 믿음, 주술, 환상, 체험 등의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열 두 꼭지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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