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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광장, 중심이라는 경계_심형준 광장은 도시의 한 복판에 있다. 그러나 광장이 모든 사람들에게 언제나 ‘중심’으로 경험되는 것은 아니다. 광장의 경험에 대한 다양한 기억은 그곳을 오히려 불안한 ‘경계’의 자리로서 묘사하도록 한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지금 눈부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광장 이야기와 그 그늘에서 빛바랜 채 먼지를 뒤집어쓴 잘 기억되지 않는 혹은 기억될 수 없는 광장의 이야기를 떠올려 보고 싶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 공간의 경계성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올 봄까지 서울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광장은 촛불로 가득 채워졌다. 그 목소리는 결국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켰고, ‘새로운 한국 만들기’의 기대를 품게 만들었다. 그리고 광장에서 터져 나왔던 ‘민주주의의 외침’이 더 각별하게 기억되었다.. 더보기
폭력적 ‘입문식’과 어른에 대한 상념들: 물어지지 않는 물음을 찾아서_심형준 불안과 분노, 그리고 ‘없는 물음’ 박사학위를 마치고 사회에 나왔다. 별로 달라진 게 없다. 학위를 마치기까지 유예되었던 많은 것들의 만기가 도래했다. 달라진 게 없기 때문에 갚을 길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위로를 삼아 보지만, 인간의 도리, 사회인의 도리, 자식 된 도리라는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무수한 비교와 평가에서 쉬이 자유로워지지 않는다. 여전히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창작의 고통’을 핑계로 이야기하곤 하지만, 실상은 뿌리 깊은 불안 탓이 크다. 불혹이 코앞이다. 이립(而立)을 완수하지 못한 삶에서 불혹(不惑)은 언감생심이다. 20대부터 이어지고 있는 불안(不安)이 있을 뿐이다. 불안은 여유를 잠식하고, 쉬이 분노케 한다. 20년 가까이 쌓인 불안은 내게 분노조절.. 더보기